Zahnarzt
저는 왜 치과를 그만두고 소시지를 만들까
하는 일은 바뀌었지만, 지키려는 것은 같습니다.
저는 독일에서 치과의사였습니다.
환자를 치료하는 일에는 보람이 있었습니다. 아프던 사람이 나아져서 돌아가는 걸 보는 일이니까요.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.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. 잘하는 일 말고, 내 일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 말입니다.
저는 전부터 한국을 좋아했습니다. 언젠가 한국에서 살아 보고 싶었습니다. 한국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무언가를 건네는 일을 하고 싶었고, 그러면서도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어야 했습니다.
그렇게 따져 보니 남은 것이 고향의 음식이었습니다.
문제는 하나가 아니었습니다
먼저 가족을 설득해야 했습니다. 어느 도시에 열지, 가게 자리는 어디로 할지, 살 집은 어떻게 구할지. 계약서 한 장을 읽는 데도 사전이 필요했습니다. 하나를 풀면 다음 것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.
그중 하나만 이야기하면 이렇습니다. 독일에서 한국 입맛에 맞는 소시지를 오래 연구했고, 장비도 하나하나 골라 두었습니다. 준비는 다 됐다고 생각했습니다. 그런데 전압과 인증에 걸려 주방 완성이 3주 밀렸습니다.
이런 일이 계속 있었습니다. 한국말도 못 하는 사람이 복잡한 절차를 붙들고 있는 일이었습니다. 솔직히 그만두고 싶은 날도 있었습니다.
그때마다 붙잡아 준 사람들
막힐 때마다 도와주신 건 한국 분들이었습니다.
특히 이웃 가게들이 그랬습니다. 늘 저희를 먼저 걱정해 주시고 챙겨 주셨습니다. 같은 골목에서 장사하는 이웃으로 받아 주셨습니다.
한번은 휴무일이라 문을 닫아 두었는데,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하루 종일 걱정하신 분도 있었습니다.
한국말은 아직 서툽니다. 말투도 어색하고 놓치는 말이 많습니다. 그래도 손님들과 이야기하면서 하나씩 배우고 있습니다. 그 과정에서 얻는 것이 더 많습니다.
치과에서도 주방에서도, 몸에 들어가는 것을 다룹니다.
직업은 바뀌었지만 지키려는 자리는 그대로입니다.
건강한 음식으로, 그리고 제가 가져올 수 있는 독일의 것으로. 아직 부족하지만 하나씩 해 나가고 있습니다.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.
순천 오천동에서
독일인 부부가 직접 운영합니다.